비트코인·이더리움·XRP 고래 매집 증가, 약세장 바닥 신호일까

가상자산 시장이 고점 대비 크게 조정된 상황에서도 대규모 보유자들의 매수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온체인 데이터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XRP를 중심으로 이른바 ‘고래’ 지갑의 보유량이 증가하는 흐름이 관찰됐다.
가격 하락 구간에서 대형 보유자의 자산이 늘어나는 현상은 과거 시장 반등을 앞두고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고래 매집만으로 약세장이 끝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거시경제 상황과 투자 심리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 고래 보유량 증가
거래소와 채굴풀을 제외한 비트코인 대형 지갑의 보유량은 2025년 12월 약 287만 BTC에서 최근 약 306만 BTC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이 2026년 6월 6만 달러 아래로 내려간 이후 매집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8월 초 비트코인은 약 6만3,000달러대에서 거래되며 실현 가격으로 언급되는 약 5만2,900달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실현 가격은 현재 유통 중인 비트코인이 마지막으로 이동했을 당시의 평균 가격을 뜻한다.
시장에서는 이 가격대를 장기 투자자의 평균 매입 단가와 비슷한 지표로 활용한다. 비트코인이 실현 가격 위에서 움직인다는 점은 아직 시장 전체가 극단적인 손실 구간에 진입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더리움 대형 지갑도 보유량 확대
이더리움 시장에서도 대규모 지갑의 보유량 증가가 확인됐다. 1만 ETH에서 10만 ETH를 보유한 지갑들은 합산 기준 약 1,960만 ETH를 보유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만 ETH 이상을 보유한 초대형 지갑 역시 2025년 중반 이후 약 180만 ETH를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기적인 가격 변동을 노린 매매보다는 중장기적인 가격 회복 가능성을 고려한 포지션 구축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다만 대형 지갑에는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거래소, 수탁 업체, 투자 회사 등의 자산이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고래 지갑 증가를 모두 기관 투자자의 직접 매수로 해석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XRP는 공격적 매수보다 물량 흡수 흐름
XRP 역시 현물 시장의 평균 주문 규모가 대형 투자자 범주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XRP 가격이 1달러에서 1.2달러 사이에서 움직이는 동안에도 비교적 큰 규모의 주문이 꾸준히 유지됐다.
다만 시장가 주문의 매수·매도 우위를 보여주는 지표는 중립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투자자들이 가격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기보다, 시장에 나오는 매도 물량을 천천히 흡수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처럼 가격 상승을 동반하지 않는 매집은 시장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나 일정 기간 매도 물량이 흡수되면 거래 가능한 공급량이 감소해 향후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고래 매집만으로 바닥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동안 대형 보유자의 잔액이 증가하는 흐름은 일반적으로 장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과거 일부 하락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시장 바닥 형성 전에 나타났다.
일부 분석에서는 비트코인이 월봉 기준 6만3,000달러 위에서 마감할 경우 약세장 바닥 확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또 다른 분석에서는 실현 가격과 가까운 5만5,000달러 부근까지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결국 고래 매집은 시장 방향을 판단하는 여러 지표 중 하나다. 대형 보유량 증가와 함께 거래량, 장기 보유자 움직임, 금리와 유동성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과거와 유사한 매집 패턴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번 시장도 같은 방식으로 반등할지는 아직 확정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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